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As Good As It Gets (2024)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s Good As It Gets, 1997

미국, 138분

감독 : 제임스 L. 브룩스

주연 : 잭 니콜슨(유달),

헬렌 헌트(캐롤), 그렉 키니어(사이몬)

잭 니콜슨이 출영한 영화로는 <울프> <샤이닝>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이 작품들에서 강하고 광적인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아름답고 사실적인 멜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놀라운 연기로 캐릭터와 동화를 이룬 멋진 배우들.

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렉 키니어가 모여 펼치는 완벽한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위에서 말한 세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여 서로 관계를 맺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세 인물의 개성과 멋이 한껏 살아나 영화의 매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주인공 유달(잭 니콜슨)은 편집증, 강박증이 심한 노인 작가다.

비누도 한 번 쓰고 버리고, 포크와 칼도 1회용만 사용하고, 길을 걸을 때 바닥의 금을 밟지 않는다.

그는 요상하고 괴팍한 노인네로 작가로서의 자질은 뛰어나고 성공도 했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괴물 취급을 받고 있다.

자신 만의 세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유달.

하지만 그의 내면엔 알게 모르게 외로움과 서러움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이 유달이란 인물의 겉과 속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영화를 재밌게 보는 핵심 포인트다.

<자연스러운 미소의 잭 니콜슨. 미소만 봐도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캐롤은 늙은 어머니와 천식을 앓는 아들을 보살피는 웨이트리스다. 보통 소시민 어머니가 그렇듯, 그녀 역시 가정과 일 때문에 본인의 삶을 희생하고 살아간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빡빡한 인생이지…..

최고 부자 나라의 국민들이 저런 인생을 산다는 게 역설적이지만 부족한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은 있을 것이다. 캐롤은 이제 그걸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그녀는 밝고 솔직하고 친절한 성격의 캐릭터다.

까다롭고 불평많은 유달은 오직 그녀의 식당에서만 밥을 먹는다.

유달은 서서히 캐롤에게 사랑을 느끼는데……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캐롤은 유일하게 유달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다.>

또다른 주요 인물은 유달의 이웃인 게이 화가 사이몬이다.

그는 잘 나가는 화가지만 강도를 당하고 파산하여 처참한 몰골에 이른다.

유달과는 앙숙으로 볼 때마다 티격태격한다.

유달은 사이몬을 게이 이웃이라고 떠벌리고, 사이몬은 유달을 괴짜 노인네라며 증오한다.

<잘 나가는 화가인 사이몬은 게이이자 유달의 이웃이다.>

그러던 중 유달은 사이몬의 개를 맡아 기르게 된다. 자신을 방해하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유달.

하지만 점점 멍멍이 버델에게 정을 느끼고 버델도 원래 주인 사이몬보다 유달을 더 따르게 된다.

유달이 버델을 위해 피아노를 치며 밥을 주는 모습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정이 많은 유달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멍멍이 버델의 역할을 결코 작지 않다. 버델을 통해 유달은 사람들과 차츰 교류하게 된다.>

멍멍이 버델을 계기로 유달과 사이몬은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어려운 처지의 두 사람, 앙숙인 두 사람, 개와 고양이 같은 두 사람이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

둘은 서서히 서로의 외로움을 알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멍멍이 버델의 역할은 결코 미약하지 않다. 버델은 연기 대상 감으로 슬픈 연기, 기쁜 연기, 화난 연기, 심지어 오줌싸는 연기까지 완벽하게 보여준다. 처음엔 시끄럽고 못생긴 털뭉치인 줄 알았는데 점점 귀여운 동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건 마치, 주인공 유달이, 처음엔 괴팍하고 못된 노인네인 줄 알았지만 보면 볼수록 정이 많고 친절한 사람이란 걸 알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엔 귀찮은 털뭉치라고 싫어했던 버델을 끔찍이 좋아하게 되는 유달.>

<멍멍이 버델. 연기도 잘한다.>

유달과 캐롤 사이의 감정은 그렇다 치고, 또 다른 흥미는 유달과 사이몬과의 관계이다. 사이몬은 마치 자신이 아끼는 로봇을 부셔버린 옆반 친구를 싫어하는 초등학생처럼 유달을 싫어한다. 유달은 본의와는 다르게 사이몬의 신경을 살살 긁는 말만 골라하고 그 모습이 코믹하여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런 그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가운데,,,,,, 결국 주인공 세 명의 운명을 가를 사건이 벌어진다.

<사이몬의 남친. 유달을 협박하여 사이몬의 개를 맡긴다.>

유달은 선심을 써서 사이몬을 멀리 부모님 곁에 데려다 주기로 한다. 그리고 캐롤을 초대해 여행길에 합류하길 권한다. 서로 다른 세 인물의 1박 2일 미국 횡단기.. 영화는 이 부분에서 절정을 맞는다.

<이야기의 진전은 여기서부터 유달과 캐롤, 사이몬이 같이 1박2일 여행을 가게 됨.>

유달의 의도야 뻔하다. 그 못생기고 뻔뻔한 노인네는 어떻게든 캐롤과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다. 꼭 섹스를 원한 건 아니지만 섹스를 원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유달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캐롤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남자의 작업이 할 때마다 성공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세상일은 맘 먹은 대로 안되는 법이다.

여행길 동안 유달은 캐롤과 친해지길 원했지만 오히려 캐롤은 게이 사이몬과 찰떡궁합으로 단짝 친구가 되어버린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그림자처럼, 둘의 대화에서 소외되는 유달.

안절부절 못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첫사랑에 빠진 중학생 같은 느낌을 주었다.

왜 이 영화가 이렇게 유쾌한지 정확히 표현을 못하겠다. 괴팍하면서도 귀여운 구석이 있는 유달,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인 데다 즉흥적이어서 유달을 당황하게 하는 캐롤, 뭔가 부족하고 지질해 보이지만 맘은 따뜻하고 어린이 같은 성격의 사이몬. 아마 이 매력적인 세 인물이 엮어내는 에피소드에서 훈훈하고 따뜻한 웃음이 발생하는 것 같다.

까칠한 화법으로 캐롤의 화를 돋아버린 유달. 하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다. 마지막 장면,,,, 유달은 사이몬에게 조언을 구하고 최고의 앙숙이었던 사이몬은 최고의 친구가 되어 그에게 조언한다. 지금 당장 그녀를 붙잡으라고………………

유달을 캐롤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들은 새벽 거리를 걸으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인간적인 감동과 재미가 물씬한 작품이다.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력과 표현력이 영화를 살렸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주인공 유달 외에 캐롤과 사이몬의 삶을 조금씩 보여준 것도 여러 인물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멋진 방법이었다.

영화 안에는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모두 녹아있다. 연인과의 사랑, 자녀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애완동물과의 관계, 이웃과의 다툼, 경제적 파산, 1박 2일간의 일탈 여행 등 평범한 소재들이 영화에 가득차 현실감을 높여준다.

또한 인간 내면 모습도 섬세하게 다룬다.

주인공들이 느끼는 외로움, 좌절감, 고독감 등이 서서히 행복감, 기대감, 희망 등으로 바뀌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총격전이 일어나고, 건물이 폭파되고, 악당이 등장하고, 자동차 추격전이 없더라고 영화가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보며, 여태껏 액션, 공포 영화만 고집해 온 나의 편협한 영화선호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너무 식상한 표현이라 맘에 안들지만 내 표현력의 한계가 그정도 뿐인걸……bb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잭 니콜슨의 자연스러운 연기다.

특히 책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기억에 남는 대사도 있다.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장면은 기억에 남더라도) 이 작품에선 몇 대사가 머리에 꽂혔다.

첫번째는

남자에게서 이성과 책임감을 빼면 그게 여자다.

I think of a man and take away reason and accountability

(유달이 자신의 팬으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느냐에 대해 질문 받았을 때 한 대답)

두번째는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man.

(유달이 캐롤을 칭찬하기 위해 식당에서 한 말.)

<여행 중 고급 식당에서 캐롤을 만족시키기 위해 칭찬하는 유달.역시 작가라 언어선택은 탁월하다.>

세번째는

당신은 당신이 누구를 원하는지 알고 있다.

(사이몬이 마지막 장면에 유달에게 조언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 사이몬은 유달에게 말한다. 그래도 당신은 행복한 거다. 왜냐하면 당신은~~)

2시간 넘는 런닝타임이 황홀한 경험같았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극명하다.

누구나 사랑에 성공할 수 있다.

당신이 괴짜라도, 당신이 늙었어도,

당신이 왕따라도 사랑에 성공할 수 있다.

진정 원하는 마음과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가 유달의 괴짜 연기를 통해 관객의 가슴에 통렬하게 전달된다.

액션영화와 호러 영화를 고집하던 나의 혜안을 넓혀준 작품이다. 영화엔 꼭 젊은 배우가 주인공일 필요도, 꼭 스케일이 큰 사건이 발생할 이유도 없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작품이다.

<한줄평>

강박증과 편집증에 대한 재밌는 표현과 주인공들의 섬세한 연기가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내는 작품. 가슴이 훈훈해지는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정말 매끄럽게 진행된다! 와우! 멋진 작품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As Good As It Get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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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Delena F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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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Delena Feil

Birthday: 199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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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Design Supervisor

Hobby: Digital arts, Lacemaking, Air sports, Running, Scouting, Shooting, Puzz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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